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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타절 — 중단된 공사, 해지의 적법성과 기성 정산의 순서

건설·공사대금최철호 변호사2026년 8월 기준 확인
공사 중단과 타절 정산
요약
  • 타절은 계약을 끝내는 문제와 돈을 정산하는 문제가 한꺼번에 오는 국면입니다. 해지의 적법성, 기성고 정산, 손해배상 — 세 층이 얽힙니다.
  • 계약을 끝내는 길은 하나가 아닙니다. 상대방의 잘못을 이유로 한 해지(민법 제544조 등), 완성 전 도급인의 임의 해제(민법 제673조 — 손해를 배상하고), 그리고 합의 해지는 각각 정산의 모습이 다릅니다.
  • 공사가 진행된 뒤 계약이 끝나면, 이미 시공한 부분은 없던 일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대가를 정산하는 방향으로 다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 정산의 중심 다툼은 기성고 — 어디까지 시공됐고 그 공사비가 얼마인가 — 이고, 다툼이 좁혀지지 않으면 감정으로 갑니다.
  • 현장 상태의 기록이 정산의 증거입니다. 새 업체가 투입되어 현장이 바뀌기 전에, 사진·영상·자재 목록으로 중단 시점의 상태를 남겨 두어야 합니다.
  • 타절 합의서를 쓴다면 정산 금액만이 아니라 서로 무엇을 더 청구하지 않기로 하는지까지 적어야 뒤탈이 없습니다.

공사가 멈추는 사정은 여러 가지입니다. 대금이 밀려 시공자가 더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 공정이 늦어지고 품질 다툼이 쌓여 발주자가 더 맡기지 못하겠다고 하는 경우, 자재값이 올라 계속할수록 손해인 경우. 어느 쪽이든 어느 시점에 "여기까지 하고 정리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현장에서는 이것을 타절이라고 부릅니다.

타절(打切)은 공사를 중간에 끊고 계약 관계를 정리하는 것을 가리키는 현장 용어입니다. 법률상 정식 용어는 아니고, 법의 언어로는 계약의 해지·해제와 그에 따른 정산에 해당합니다.

타절이 어려운 것은, 계약을 끝내는 문제와 돈을 정산하는 문제가 한꺼번에 오기 때문입니다. 누가 어떤 근거로 계약을 끝냈는지에 따라 정산의 구조가 달라지고, 어디까지 시공됐는지를 두고 숫자가 벌어지며, 서로 상대방 탓에 손해를 봤다고 주장합니다. 이 글은 그 얽힌 문제를 발주자와 시공자 양쪽 시점에서, 판단해야 할 순서대로 정리한 것입니다.

1.타절의 세 층 — 해지·정산·손해배상

타절 국면에서 다투어지는 것은 크게 세 층입니다.

첫째, 계약이 적법하게 끝났는가. 해지의 근거가 무엇인지, 그 요건을 갖췄는지의 문제입니다. 여기가 무너지면 계약을 끝낸 쪽이 오히려 계약을 위반한 쪽이 될 수 있습니다.

둘째, 이미 한 공사의 값은 얼마인가. 기성고 정산의 문제입니다. 타절 다툼의 무게중심은 대부분 여기에 있습니다.

셋째, 누가 누구에게 손해를 물어내는가. 남은 공사를 다른 업체에 맡기며 더 들어간 비용, 공기 지연의 손해, 중단으로 시공자가 입은 손해 — 방향이 반대인 청구들이 부딪히는 층입니다.

세 층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해지의 근거가 무엇이었는지에 따라 손해배상의 방향이 정해지고, 기성고 숫자에 따라 남는 청구의 크기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타절은 "얼마 받을 수 있나"부터가 아니라 "계약이 어떻게 끝났는가"부터 따지는 것이 순서입니다.

2.계약을 끝내는 근거 — 해지의 적법성부터

계약을 끝내는 길은 하나가 아니고, 어느 길로 끝났는지에 따라 정산의 모습이 달라집니다.

끝내는 길요건근거
채무불이행 해지상대방의 이행지체 — 상당한 기간을 정해 이행을 요구(최고)한 뒤에도 이행이 없을 것민법 제544조
완성 전 도급인의 해제수급인이 일을 완성하기 전 — 도급인이 수급인의 손해를 배상하고 계약을 해제민법 제673조
약정 해지계약서에 정한 해지 사유 발생 + 계약서가 정한 절차(통지 방식·시정 기간) 준수계약 조항
합의 해지양쪽의 합의 — 정산 조건을 함께 정하는 것이 보통계약 자유

발주자 쪽에서 흔한 오해는, 공사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 그냥 계약을 끝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절반은 맞습니다 — 민법 제673조는 완성 전이라면 도급인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다만 조건이 있습니다. 수급인의 손해를 배상하고 해제하는 것입니다. 시공자의 잘못 없이 임의로 끝내는 길은 열려 있지만, 공짜가 아닙니다.

반대로 시공자의 잘못(공정 지연, 현장 이탈 등)을 이유로 끝내려면, 계약서의 해지 조항이나 민법의 채무불이행 해지 요건을 밟아야 합니다. 여기서 자주 무너지는 것이 절차입니다. 상당한 기간을 정한 시정 요구 없이 곧바로 해지를 통보하거나, 계약서가 정한 서면 통지 방식을 건너뛰면, 해지의 적법성 자체가 다투어집니다. 해지 통지는 내용의 문제이기 이전에 기록의 문제입니다 — 어떤 사유로, 언제까지 시정을 요구했고, 언제 해지 의사가 도달했는지가 서면으로 남아야 합니다.

시공자 쪽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대금이 밀렸다고 예고 없이 현장에서 철수하면, 대금 미지급을 다투기도 전에 공사 중단의 책임부터 추궁당할 수 있습니다. 기성 대금의 지급을 서면으로 요구하고, 지급되지 않으면 공사를 계속하기 어렵다는 점을 기록으로 남긴 뒤에 움직이는 것이 순서입니다.

해지 통보부터 던지고 보는 것. 해지의 근거와 절차가 갖춰지지 않은 통보는, 상대방에게 "귀책 없는 일방 파기"라는 반격의 근거를 만들어 줍니다. 통보 전에 계약서의 해지 조항 — 사유, 통지 방식, 시정 기간 — 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3.이미 한 공사의 정산 — 기성고

공사가 상당히 진행된 뒤 계약이 끝나면, 이미 시공된 부분을 뜯어 되돌리는 것은 대부분 가능하지도 않고 누구에게도 이익이 아닙니다. 그래서 진행된 공사의 타절 정산은 이미 시공한 부분의 대가를 셈하는 방향으로 다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시공자는 시공분의 공사비를 받고, 남은 공사는 발주자가 다른 방법으로 마무리하는 구조입니다.

그 셈의 중심이 기성고입니다. 전체 공사에서 어디까지가 시공됐고, 그 부분의 공사비가 얼마인가 — 이 두 가지를 두고 양쪽의 숫자는 대개 크게 벌어집니다. 시공자는 들어간 노력과 자재를 기준으로 셈하고, 발주자는 남은 공사에 들 비용과 시공 품질을 기준으로 깎습니다. 어느 한쪽의 내역서만으로 정리되지 않으면, 결국 소송에서 감정으로 가는 흐름이 됩니다. 감정의 절차와 다투는 방법은 공사비 감정 편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

정산에서 함께 셈해지는 항목들이 있습니다. 지급된 선급금이 있다면 기성 대가와의 정산 관계가 따져지고, 현장에 남은 자재 — 반입되었으나 시공되지 않은 것 — 를 누가 가져가는지, 그 값을 어떻게 칠지도 정리 대상입니다. 하자가 있다면 그 보수비용의 공제가 주장됩니다. 타절 정산은 기성고 하나의 숫자가 아니라 이런 가감 항목들의 합입니다.

여기서 결정적인 것이 중단 시점의 현장 기록입니다. 타절 뒤 새 업체가 투입되면 현장은 빠르게 바뀝니다. 어디까지가 전 시공자의 시공분인지, 어떤 자재가 남아 있었는지를 나중에 되짚을 방법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공사가 멈춘 시점에 — 가능하면 양쪽이 함께 — 현장 전체를 사진과 영상으로 남기고, 남은 자재의 목록을 만들어 두는 것이 정산 다툼 전체의 증거가 됩니다.

공사가 멈춘 건물 내부에 남은 벽돌과 자재 — 타절 정산의 증거가 되는 현장 상태공사가 멈춘 건물 내부에 남은 벽돌과 자재 — 타절 정산의 증거가 되는 현장 상태

4.손해배상 — 방향이 반대인 두 청구

타절 국면의 손해배상은 방향이 반대인 청구가 부딪히는 자리입니다.

발주자 쪽 청구. 시공자의 잘못으로 계약이 끝났다면, 발주자는 남은 공사를 다른 업체에 맡기며 당초 계약보다 더 들게 된 비용을 손해로 주장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공기가 늦어져 입은 손해(지체상금 약정이 있다면 그 청구), 하자 보수비용도 이 방향의 항목입니다. 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의 일반 근거는 민법 제551조 — 해지·해제는 손해배상 청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 입니다.

시공자 쪽 청구. 발주자가 시공자의 잘못 없이 민법 제673조로 계약을 끝냈다면, 손해배상은 해제의 조건 그 자체입니다. 시공자가 이미 지출한 비용과 공사를 계속했더라면 얻었을 이익이 손해 산정의 재료로 다투어집니다. 발주자의 대금 미지급 등 귀책으로 계약이 끝난 경우에도 시공자는 기성 대금에 더해 손해배상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실제 분쟁에서는 두 방향의 청구가 본소와 반소로 함께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타절 다툼의 실익 계산은 한쪽 청구만이 아니라, 상대방이 걸어올 반대 방향 청구까지 놓고 순액으로 따져야 합니다. 받을 기성이 있어도 상대방의 손해배상 주장이 크면 소송의 실익이 달라지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5.타절 합의서 — 정산 합의에 담을 것

다툼이 소송까지 가지 않고 정산 합의로 정리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합의로 끝낼 수 있다면 대부분 그쪽이 낫습니다 — 다만 합의서가 엉성하면 끝났다고 생각한 다툼이 다시 시작됩니다.

타절 합의서에 정리되어야 할 것들입니다.

항목정할 것
계약의 종료어느 계약을 언제 자로 끝내는지 — 종료의 성격(합의 해지)을 명시
정산 금액기성 정산액의 확정 금액, 지급 기일과 방법. 선급금·기지급액의 공제 관계 명시
현장과 자재현장 인계 시점, 남은 자재·가설재의 귀속과 반출
하자 책임시공분의 하자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남기는지 — 남긴다면 범위와 기간
상호 청구의 정리합의된 것 외에 서로 더 청구하지 않는다는 조항의 범위 — 어디까지 털고 가는지
부수 사항하도급·자재업체 대금의 처리 주체, 산출 근거 자료의 인계

가장 주의할 것이 청구 포기 조항의 범위입니다. "상호 일체의 청구를 포기한다"고 넓게 쓰면, 합의 당시 몰랐던 항목까지 함께 정리된 것으로 다루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범위를 흐리게 남기면 합의의 의미가 없어집니다. 무엇이 이 합의로 끝나고 무엇이 남는지 — 예컨대 하자 책임을 남길 것인지 — 를 의식적으로 정해서 적어야 합니다.

정산 금액의 산출 근거를 합의서에 붙여 두는 것도 뒤탈을 줄입니다. 총액 한 줄보다, 기성 산정의 기준(내역서·공정률)과 가감 항목이 별지로 남아 있으면 나중에 해석 다툼이 설 자리가 좁아집니다.

6.자주 하는 실수

  • 현장 기록 없이 철수하거나, 기록 없이 새 업체를 투입하는 것. 중단 시점의 현장 상태는 기성 정산의 핵심 증거인데, 한번 바뀌면 복원되지 않습니다. 철수 전·후속 공사 전에 사진·영상·자재 목록부터 남겨야 합니다.
  • 해지 절차를 건너뛰는 것. 시정 요구(최고) 없이, 계약서의 통지 방식을 지키지 않고 끝낸 해지는 적법성부터 다투어집니다. 급할수록 절차의 기록이 먼저입니다.
  • 감정적인 전면 철수. 대금이 밀렸다는 이유로 예고 없이 현장을 비우면, 공사 중단의 책임 공방에서 불리한 위치에 섭니다. 서면 요구와 예고를 쌓은 뒤에 움직여야 합니다.
  • 구두 정산 합의. "기성은 얼마로 하고 정리하자"는 말로 끝내고 문서를 남기지 않으면, 몇 달 뒤 서로 다른 금액을 기억합니다. 합의는 금액·기일·포기 범위까지 문서로 남겨야 합의입니다.
  • 시효를 잊는 것. 타절 후 협상이 길어지는 동안에도 공사대금 채권의 소멸시효 3년(민법 제163조 제3호)은 흐릅니다. 정산 협의 중이라도 기한 관리는 따로 해야 합니다 — 공사대금 소멸시효 편에서 정리했습니다.
기한과 시점
해지 통지
계약서가 정한 방식·시정 기간 준수 — 통지는 도달해야 효력 (민법 제111조 제1항)
공사대금(기성) 채권
소멸시효 3년 (민법 제163조 제3호)
손해배상 채권
계약 위반에 따른 청구도 기한 관리 필요 — 협상 중에도 시효는 흐름
현장 기록
기한이 아니라 시점의 문제 — 새 업체 투입 전, 현장이 바뀌기 전에
타절 국면의 기한은 계약서의 통지 조항과 채권의 시효가 함께 걸립니다. 계약서의 해지 조항부터 확인해 보세요.

자주 묻는 질문

타절과 해지, 해제는 다른 말인가요?
타절은 공사를 중간에 끊고 정리한다는 현장 용어이고, 법률상으로는 계약의 해지 또는 해제에 해당합니다. 해제는 계약을 소급해서 없던 것으로 하는 것, 해지는 장래를 향해 끝내는 것인데, 공사가 진행된 도급계약에서는 이미 시공한 부분의 대가를 정산하는 방향으로 다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실무의 관심은 용어보다 정산의 내용에 있습니다.
발주자가 갑자기 공사를 중단시키고 현장에서 나가라고 합니다. 그럴 권리가 있나요?
완성 전이라면 도급인은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673조). 다만 수급인의 손해를 배상하는 것이 그 조건입니다. 나가라는 요구 자체를 거부하며 버티는 것보다, 중단 시점의 현장 상태와 기성을 기록으로 확보한 뒤 기성 대금과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쪽이 실익 있는 대응인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시공자)가 먼저 공사를 중단해도 되나요? 대금이 두 달째 밀렸습니다.
기성 대금 미지급은 중단의 사유가 될 수 있지만, 절차 없이 철수부터 하면 중단의 책임을 되물릴 수 있습니다. 지급을 서면으로 요구하고, 지급되지 않으면 공사 진행이 어렵다는 점을 예고해 기록을 쌓은 뒤에 움직이는 것이 순서입니다. 계약서에 공사 중지·해지 관련 조항이 있다면 그 절차를 따라야 합니다.
타절 정산이 안 된 채로 발주자가 다른 업체를 투입해 공사를 끝냈습니다. 기성은 어떻게 밝히나요?
현장이 이미 바뀌었어도 청구가 막히는 것은 아닙니다. 철수 시점의 사진·영상, 작업일보, 내역서·기성청구서, 자재 반입 자료 등으로 시공 범위를 재구성하고, 소송에서는 남은 자료를 전제로 한 감정으로 금액을 산정하게 됩니다. 다만 자료가 빈약할수록 감정의 빈칸이 늘어나므로, 지금 남아 있는 자료부터 정리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타절 합의서에 서명한 뒤에 추가로 청구할 것이 생각났습니다. 청구할 수 있나요?
합의서의 청구 포기 조항이 어디까지를 정리한 것인지에 달려 있습니다. 포기 범위가 넓게 적혀 있다면 추가 청구가 어려워질 수 있고, 특정 항목만 정산한 합의라면 남은 항목의 청구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합의서의 문구가 결론을 좌우하므로, 서명 전에 포기 조항의 범위를 확인하는 것이 최선이고, 이미 서명했다면 문구를 놓고 검토가 필요합니다.
법률 정보 안내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법령은 수시로 개정되며, 구체적인 결론은 개별 사건의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본인의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필요하시면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정직하게 말씀드리는 법률 상담

법무법인 명은 모든 사건을 맡지는 않습니다. 승산 없는 소송은 권하지 않습니다. 건설·공사대금 문제로 고민 중이시라면, 지금 상황이 어느 단계인지와 절차의 실익부터 정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사무소는 경기도 평택시에 있습니다.

작성 · 최철호 변호사 (법무법인 명,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민사법 전문변호사)
검토 · 2026년 8월 기준으로 내용을 확인했습니다. 법령·판례 변경 시 갱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