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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트 기자재·설비 납품대금 — 만들어 납품했는데 대금이 막혔을 때

건설·공사대금최철호 변호사2026년 9월 기준 확인
플랜트 기자재 납품대금
요약
  • 플랜트 기자재 공급은 단순 물품 판매와 다르게 다루어질 수 있습니다. 발주처의 사양에 맞춰 제작하는 계약은 매매와 도급의 성격이 섞인 제작물공급계약으로, 그 물건을 다른 데서 대신할 수 있는지에 따라 하자·해제·시효의 취급이 달라집니다.
  • 대금은 납품으로 확정되지 않고 검수·인수 절차를 거쳐 확정됩니다. 계약이 정한 검수 기한과 이의 절차를 지나면 인수된 것으로 다루는 조항이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 대금이 막히는 이유는 대개 셋입니다 — 하자 주장, 플랜트 전체의 성능 미달, 설치·시운전 지연. 각각 반박의 방법이 다릅니다.
  • 원청이 제작을 위탁한 구조라면 하도급법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제조위탁). 서면 교부, 대금 지급 기일, 부당 감액 금지 같은 장치가 계약과 별도로 작동합니다.
  • 시효가 짧습니다. 상품·생산물의 대가는 3년(민법 제163조 제6호), 공사에 관한 채권도 3년(민법 제163조 제3호)입니다. 정산 협의가 길어지는 동안에도 시효는 흘러갑니다.
  • 증거의 핵심은 발주서(PO)와 현장 반입 기록입니다. 무엇을 어떤 사양으로 주문받았고 언제 현장에 들어갔는지가 남아 있어야 합니다.

플랜트 현장에 들어가는 기자재는 규격품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압력용기, 열교환기, 스키드 설비 — 도면과 사양서를 받아 그 현장에만 맞는 물건을 제작합니다. 그래서 대금이 막혔을 때 문제도 일반 물품 거래와 다르게 움직입니다. 다른 데 팔 수 없는 물건이고, 이미 현장에 들어가 배관에 연결되어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제작물공급계약은 주문자의 사양에 따라 물건을 만들어 공급하고 대가를 받는 계약을 말합니다. 완성된 물건을 넘긴다는 점에서 매매를 닮았고, 주문자가 정한 내용대로 일을 완성한다는 점에서 도급을 닮았습니다. 가르는 기준은 그 물건이 대체물인가 부대체물인가입니다 — 시장에서 같은 것을 구할 수 있는 물건이면 매매의 규정이, 특정 주문자의 필요에 맞춘 것이라 다른 데서 대신할 수 없는 물건이면 도급의 성질이 앞서는 것으로 다루어집니다. 다만 이 기준이 플랜트 기자재를 놓고 정면으로 정리된 예는 찾기 어려워, 방향으로 읽되 개별 계약의 사양과 문언을 함께 봐야 합니다.

이 글은 기자재를 공급한 쪽에서 대금을 받아내는 국면을 중심으로 정리했습니다. 플랜트 계약 전체의 구조는 플랜트 공사계약의 구조 편에 있습니다.

1.이 계약은 무엇인가 — 성격이 결정하는 것들

기자재 공급 계약의 성격은 계약서의 제목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무엇을 공급하기로 했는지의 실질로 판단됩니다.

구분규격품 공급에 가까울 때주문 제작에 가까울 때
판단 기준카탈로그 사양, 다른 곳에도 판매 가능발주처 도면·사양 전용, 대체 불가
성격매매에 가깝게 다루어짐도급 성격이 강하게 다루어짐
하자 책임매도인의 담보책임수급인의 담보책임(민법 제667조 이하)
해제상대적으로 넓음완성 후에는 제한적

이 구분이 실무에서 갖는 의미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하자를 이유로 한 대금 거절의 범위가 달라집니다. 둘째, 이미 제작이 상당히 진행된 뒤 발주처가 계약을 끝내려 할 때, 기성 부분에 대한 정산이 어떻게 되는지가 달라집니다.

계약서에 "매매계약서"라고 적혀 있어도 실질이 주문 제작이면 도급의 법리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다툼이 생기면 계약서의 제목이 아니라 사양서와 도면이 얼마나 그 현장 전용인지를 먼저 봅니다.

2.대금은 언제 확정되는가 — 검수와 인수

납품했다고 대금이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기자재 계약은 검수와 인수 절차를 거치도록 정해 두고 있습니다.

전체 절차 흐름
  1. 1발주(PO)사양·수량·납기·대금 조건이 확정되는 문서 — 이후 모든 다툼의 출발점입니다
  2. 2제작·검사제작 중 입회검사나 출하 전 검사가 예정된 경우가 많습니다
  3. 3납품·반입현장 반입 — 반입 확인서·인수증이 남는 자리입니다
  4. 4검수·인수계약이 정한 기간 안에 검수하고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인수로 다루는 조항이 흔합니다
  5. 5대금 청구인수를 근거로 청구 — 유보금이 걸려 있으면 그 해제 조건도 함께 확인합니다

여기서 공급자 쪽이 반드시 확인할 조항이 검수 기한과 간주 인수입니다. 계약이 "납품 후 며칠 안에 이의가 없으면 인수한 것으로 본다"고 정해 두었다면, 그 기간이 지난 뒤에 발주처가 꺼내는 하자 주장은 출발점에서 힘을 잃습니다. 공급자에게 유리한 조항입니다. 이런 조항이 없으면 발주처가 검수를 미루는 방식으로 대금 지급을 늦출 여지가 생기는데, 하도급법이 적용되는 거래라면 계약에 없어도 법이 대신 정해 둡니다. 원사업자는 목적물을 수령한 날부터 10일 안에 검사 결과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하고, 그 안에 통지하지 않으면 검사에 합격한 것으로 봅니다(하도급법 제9조 제2항). 다만 어느 쪽이든 간주 인수는 인수 시점을 앞당기는 장치이지, 인수 뒤에 드러난 하자를 아예 막아 주는 장치는 아닙니다.

그리고 반입 기록이 없으면 이 모든 논의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현장에 언제 무엇이 들어갔는지를 보여주는 반입 확인서, 게이트 기록, 인수증이 남아 있어야 합니다. 플랜트 현장은 인력과 관리 주체가 자주 바뀌기 때문에, 그때 받아두지 않으면 나중에 만들 수 없는 문서입니다.

야적장에 놓인 대형 플랜트 기자재와 배관 자재 — 발주서와 현장 반입 기록이 남아 있어야 대금 다툼의 출발선이 만들어집니다야적장에 놓인 대형 플랜트 기자재와 배관 자재 — 발주서와 현장 반입 기록이 남아 있어야 대금 다툼의 출발선이 만들어집니다

3.대금이 막히는 세 가지 국면

기자재 대금이 지급되지 않을 때 발주처가 내세우는 이유는 대체로 셋입니다.

첫째, 하자 주장. 사양과 다르다거나 품질이 미달한다는 주장입니다. 반박의 출발점은 사양의 특정입니다. 발주서와 사양서에 무엇이 어떻게 적혀 있었는지, 승인도면이 있었다면 누가 언제 승인했는지. 발주처가 승인한 도면대로 제작한 물건이라면 사양 불일치 주장은 좁아집니다. 제작 중 입회검사나 출하 전 검사를 통과한 기록이 있으면 더 강합니다.

둘째, 플랜트 전체의 성능 미달. 개별 기자재에는 문제가 없는데 플랜트가 보증 성능을 내지 못하자, 그 책임을 기자재로 돌리며 대금을 묶는 국면입니다. 여기서는 내 설비가 계약 사양대로 작동하는지와 플랜트 전체의 성능을 분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성능시험의 조건과 절차 문제는 성능보증(PG)과 성능미달 편에서 다룹니다.

셋째, 설치·시운전 지연. 납품 범위가 어디까지였는지의 문제입니다. 공급만 하기로 한 것인지, 설치와 시운전 지원까지 범위였는지. 발주서의 공급 범위 조항이 답을 갖고 있고, 범위 밖의 작업을 현장 요청으로 수행했다면 그것은 별도의 추가 청구 문제가 됩니다.

세 국면 모두 공통점이 있습니다. 다툼의 승부가 물건이 아니라 문서에서 난다는 것입니다.

4.하도급법이 적용되는 구조인가

원청이 자기가 맡은 일을 위해 다른 사업자에게 물건의 제작을 위탁했다면, 그 거래는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 말하는 제조위탁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하도급법상 하도급거래는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제조위탁 등을 하고, 수급사업자가 이를 제조해 납품하고 대가를 받는 행위를 말합니다(하도급법 제2조 제1항). 제조위탁은 물품의 제조·판매·수리나 건설을 업으로 하는 사업자가 그 업에 따른 물품의 제조를 다른 사업자에게 맡기는 것이므로(제2조 제6항), 플랜트를 시공하는 원청이 기자재 제작을 맡긴 구조는 여기에 들어올 수 있습니다.

적용된다면 계약과 별도로 이런 장치들이 작동합니다.

  • 서면 교부 의무 — 하도급대금과 지급방법 등을 적은 서면을, 제조위탁이라면 납품을 위한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주어야 합니다(제3조 제1항). 서면 없이 구두로 제작을 지시해 놓고 나중에 범위를 다투는 경우, 이 의무 위반이 쟁점이 됩니다.
  • 대금 지급 기일 — 목적물 수령일부터 60일 이내의 지급기일까지 지급해야 하고, 지급기일을 정하지 않았으면 수령일이, 60일을 넘겨 정했으면 60일째 되는 날이 지급기일이 됩니다(제13조 제1항·제2항). 60일을 넘기면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시하는 이율의 지연이자가 붙습니다(제13조 제8항). 원청이 발주자로부터 기성금이나 준공금을 받았다면 그날부터 15일 안에 상당 금액을 지급해야 합니다(제13조 제3항).
  • 감액 금지 — 위탁할 때 정한 하도급대금을 깎으려면 원사업자가 정당한 사유를 입증해야 합니다(제11조 제1항).
  • 부당특약 금지 — 수급사업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거나 제한하는 계약조건은 금지되고, 법이 정한 유형의 부당특약은 그 부분에 한해 무효입니다(제3조의4 제1항·제3항).

다만 모든 거래에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수급사업자는 중소기업자여야 하고, 원사업자는 중소기업자가 아닌 사업자이거나, 중소기업자라도 직전 사업연도 연간매출액이 수급사업자보다 큰 사업자여야 합니다(제2조 제2항·제3항). 양쪽의 규모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절차와 그 실익은 별개의 판단이 필요한 문제이고, 대금 회수라는 목적에서 보면 민사 청구와 병행하거나 선후를 정해 진행하게 됩니다.

5.시효 — 3년은 생각보다 빨리 옵니다

기자재 대금 채권의 소멸시효는 짧습니다.

  • 상품·생산물의 대가 — 생산자 및 상인이 판매한 생산물 및 상품의 대가는 3년입니다(민법 제163조 제6호). 상사채권의 5년(상법 제64조)보다 짧은 이 규정이 우선합니다.
  • 공사에 관한 채권 — 도급받은 자의 공사에 관한 채권도 3년입니다(민법 제163조 제3호).

어느 쪽으로 성격이 정해지든 3년입니다. 문제는 이 3년이 흐르는 동안 현장에서는 "정산은 나중에 한꺼번에" 하자는 말이 오간다는 점입니다. 협의가 오간다고 시효가 멈추지는 않습니다. 시효가 다가오면 내용증명만으로는 부족하고, 시효를 끊는 조치를 따로 검토해야 합니다. 시효 관리의 일반론은 공사대금 소멸시효 편에서 정리했습니다.

6.자주 하는 실수

  • 발주서 없이 구두 지시로 제작에 착수하는 것. 사양과 범위를 다툴 근거가 사라집니다. 하도급 관계라면 서면 미교부 자체가 별도의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 현장 반입 기록을 받아두지 않는 것. 납품 사실 자체가 다투어지면 그때는 만들 수 없는 문서입니다.
  • 검수 기한 조항을 확인하지 않는 것. 간주 인수 조항이 있으면 공급자에게 유리하게 작동할 수 있는데, 알지 못해 활용하지 못하는 일이 있습니다. 하도급 관계라면 계약에 없어도 수령일부터 10일의 검사 통지 기한이 법으로 붙습니다.
  • 승인도면을 보관하지 않는 것. 발주처가 승인한 도면은 사양 불일치 주장을 막는 가장 강한 문서입니다.
  • 플랜트 전체의 성능 문제와 내 설비의 문제를 분리하지 않는 것. 분리하지 않으면 전체 성능 다툼이 끝날 때까지 대금이 묶입니다.
  • "공사가 끝나면 정산하자"는 말에 시효를 맡기는 것. 3년은 정산 협의를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기한과 시점
검수·이의 기한
계약이 정한 기간 — 간주 인수 조항이 있는지 함께 확인. 하도급법 적용 시 수령일부터 10일 안에 검사 결과를 통지하지 않으면 합격 간주 (제9조 제2항)
하도급대금 지급 기일
하도급법 적용 시 목적물 수령일부터 60일 이내 (제13조 제1항) — 넘기면 지연이자 (제13조 제8항)
대금 채권 시효
3년 (민법 제163조 제6호 또는 제3호) — 협의 중에도 계속 진행
기자재 대금의 시계는 납품 시점부터 돕니다 — 협의가 길어질수록 먼저 확인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발주처가 현장에 설치까지 해달라고 해서 했는데 그 비용을 안 줍니다.
발주서의 공급 범위 조항이 출발점입니다. 공급만 범위였는데 현장 요청으로 설치까지 수행했다면 범위 밖의 작업이므로 별도 청구의 대상이 됩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요청이 있었다는 사실과 실제 수행 내역을 보여줄 자료가 필요하므로, 작업 지시 서신·현장 회의록·작업 완료 확인서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플랜트 성능이 안 나온다며 우리 기자재 대금을 묶어두고 있습니다.
내 설비가 계약 사양대로 제작·작동하는지와 플랜트 전체의 성능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우선 사양 적합성을 보여주는 자료 — 승인도면, 출하 전 검사 기록, 시험 성적서 — 를 정리해 설비 자체에는 문제가 없음을 특정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전체 성능 미달의 원인이 다른 데 있다면 그 대금을 계속 묶어둘 근거가 약해집니다.
제작은 거의 끝났는데 발주처가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합니다.
주문 사양대로 제작한 물건이라 다른 곳에 팔 수 없다면 도급의 성격이 강하게 다루어질 가능성이 높고, 그렇다면 이미 완성한 부분에 대한 정산 문제로 접근하게 됩니다. 해지의 근거가 계약상 사유인지 발주처 사정에 의한 것인지에 따라 정산 범위가 달라지므로, 통보서의 문언과 계약의 해지 조항을 함께 봐야 합니다.
하도급법이 적용되는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두 가지를 봅니다. 하나는 구조 — 제조·판매·수리나 건설을 업으로 하는 사업자가 그 업에 따른 물품의 제작을 맡긴 것인지(하도급법 제2조 제6항). 다른 하나는 규모 — 수급사업자가 중소기업자이고, 원사업자가 중소기업자가 아니거나 연간매출액이 더 큰 중소기업자인지(제2조 제2항·제3항). 발주처가 최종 발주자인 경우와 원청으로부터 제작을 위탁받은 경우는 취급이 다르므로, 계약 관계의 위치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납품한 지 3년이 다 되어 갑니다.
대금 채권의 소멸시효는 3년입니다. 시효가 임박했다면 내용증명 발송만으로는 시효가 중단되지 않는다는 점에 주의해야 합니다. 시효를 끊는 조치를 바로 검토해야 하고, 어떤 방법이 적절한지는 상대방의 자력과 협의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해외 발주처와의 영문 공급계약입니다. 무엇을 먼저 봐야 하나요?
대금 회수의 경로를 좌우하는 조항이 셋 있습니다. 검수·인수 조항에서는 검사 기한과 간주 인수가 어떻게 정해져 있는지, 소유권과 위험의 이전 시점에서는 대금을 받기 전에 소유권이 넘어가도록 되어 있지 않은지, 준거법과 분쟁해결 조항에서는 다툼이 생겼을 때 어느 나라 법으로 어디에서 다투게 되는지입니다. 이 세 가지는 분쟁이 시작된 뒤에는 바꿀 수 없으므로, 체결 전 단계에서 확인해 두어야 할 항목입니다.
법률 정보 안내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법령은 수시로 개정되며, 구체적인 결론은 개별 사건의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본인의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필요하시면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정직하게 말씀드리는 법률 상담

법무법인 명은 모든 사건을 맡지는 않습니다. 승산 없는 소송은 권하지 않습니다. 건설·공사대금 문제로 고민 중이시라면, 지금 상황이 어느 단계인지와 절차의 실익부터 정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사무소는 경기도 평택시에 있습니다.

작성 · 최철호 변호사 (법무법인 명,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민사법 전문변호사)
검토 · 2026년 9월 기준으로 내용을 확인했습니다. 법령·판례 변경 시 갱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