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여금 청구의 두 관문은 "빌려준 돈"이라는 사실의 입증과 소멸시효입니다. 준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갚기로 한 돈이었다는 것까지 서야 합니다.
- 차용증이 없어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체 내역이 금전의 이동을, 문자·통화 기록이 "빌린 돈"이라는 성격을 세워 주면 됩니다.
- 시효는 개인 간 대여 10년, 상인의 영업 관련 대여 5년입니다. 오래된 채권일수록 시효부터 계산해야 합니다.
- 이자는 약정이 있어야 청구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지만, 갚기로 한 날이 지난 뒤의 지연이자는 약정 없이도 법정이율(연 5%)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 회수 경로는 다툼의 유무로 정합니다 — 다툼 없으면 지급명령, 다투면 소송, 재산 이탈이 걱정되면 가압류 먼저입니다.
- "돈을 안 갚는다"와 "사기"는 다릅니다. 기망의 정황이 있는 사건만 형사 고소의 실익이 있습니다.
가족 같던 지인이 연락을 피하기 시작합니다. 빌려줄 때는 차용증을 쓰자는 말이 야박해 보였고, 이제 와서 보니 남은 것은 이체 내역과 카카오톡 몇 줄뿐입니다. 대여금 분쟁의 대부분이 이 지점에서 시작됩니다 — 문서는 없고, 관계는 끝났고, 돈은 물려 있습니다.
대여금 청구는 빌려준 돈의 반환을 구하는 절차입니다. 절차 자체는 민사소송의 일반 궤도(내용증명 → 지급명령 또는 소송 → 집행)를 따르므로, 이 글은 대여금 사건에서만 갈리는 지점 — 입증, 이자, 그리고 형사 병행의 판단 — 에 초점을 둡니다.
1.두 관문 — "빌려준 돈"의 입증과 시효
첫 관문은 돈의 성격입니다. 계좌에서 돈이 건너간 사실은 이체 내역으로 쉽게 증명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상대방이 "받은 건 맞지만 빌린 게 아니라 증여받은 것" 또는 "동업·투자금이었다"고 다투는 순간, 갚기로 하고 받은 돈이라는 성격을 청구하는 쪽이 세워야 합니다. 대여금 소송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것은 대부분 금액이 아니라 이 성격입니다.
두 번째 관문은 시효입니다. 개인 사이의 대여금 채권은 10년(민법 제162조), 상인이 영업을 위해 빌려준 돈처럼 상행위로 인한 채권은 5년(상법 제64조)의 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 기산점은 갚기로 한 날(변제기)이고, 변제기를 정하지 않은 대여라면 반환을 요구(최고)하는 절차를 거쳐 청구하는 구조가 됩니다(민법 제603조). 오래 묵은 채권일수록, 청구를 설계하기 전에 시효의 달력부터 계산해야 합니다.
시효가 흘러가는 중에도 멈추는 장치는 있습니다 — 재판상 청구와 가압류, 그리고 상대방의 승인이 시효를 중단시킵니다(민법 제168조). 상대방이 일부를 갚거나 "갚겠다"고 답한 기록은 승인의 정황이 되어 그 시점부터 시효가 다시 계산될 수 있습니다. 독촉의 기록을 남겨 두라는 이 글의 반복된 조언은 입증과 시효 관리, 두 쪽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 다만 내용증명 같은 최고만으로는 6개월 안에 소 제기·가압류로 잇지 않으면 중단의 효력이 없다는 규칙(민법 제174조)도 함께 기억해야 합니다.
2.차용증이 없을 때 — 입증의 재료
차용증은 대여 사실을 증명하는 가장 간명한 문서일 뿐, 대여 계약의 성립 요건이 아닙니다. 없다면 다른 재료로 같은 사실을 세웁니다.
| 입증할 것 | 주된 자료 | 눈여겨볼 지점 |
|---|---|---|
| 돈이 건너갔다 | 계좌 이체 내역 | 이체 메모("대여" 등)가 있으면 무게가 더해집니다 |
| 빌린 돈이었다 | "빌려줘"·"갚을게"가 오간 문자·카톡·통화 녹음 | 상대방이 갚겠다고 답한 기록이 핵심입니다 |
| 조건이 있었다 | 변제기·이자를 언급한 대화, 일부 변제 내역 | 일부라도 갚은 기록은 대여 인정의 강한 정황입니다 |
정리의 요령은 대화의 시간순 복원입니다. 빌려 달라는 요청 → 이체 → 갚겠다는 약속 → 독촉과 답변 — 이 흐름이 기록으로 이어지면, 차용증 한 장보다 오히려 생생한 입증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만들 수 있는 재료가 있습니다: 상대방과의 대화에서 "○월 ○일 빌려간 ○○만 원"을 특정해 언급하고 상대방이 부인하지 않거나 갚겠다고 답한 기록은, 이후 절차에서 의미 있는 자료가 됩니다. 다만 녹음·대화 유도를 무리하게 설계하다 관계와 사건을 함께 망치는 경우도 있으므로, 자연스러운 독촉의 기록화 수준을 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현금으로 건넨 돈은 입증의 난도가 한 단계 올라갑니다. 인출 내역과 교부 정황(만난 날짜·장소의 기록, 동석자), 그리고 이후 상대방이 채무를 인정한 대화가 조합되어야 합니다. 현금 대여만큼은 소송 전에 입증 가능성의 검토가 특히 필요한 유형입니다.
3.이자 — 약정이 있을 때와 없을 때
이자는 세 층으로 나누어 계산합니다.
- 약정이자 — 이자를 주기로 한 약정이 있어야 청구할 수 있습니다. 개인 간 대여에서 약정이 없었다면 빌려준 기간의 이자는 원칙적으로 청구하지 못합니다.
- 지연이자(지연손해금) — 변제기가 지난 뒤부터는 약정이 없어도 법정이율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민사는 연 5%(민법 제379조), 상행위 채권은 연 6%(상법 제54조)이고, 소송으로 가면 소장 송달 다음 날부터 연 12%(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가 적용됩니다.
- 이자의 상한 — 약정이자는 연 20%를 넘지 못하며(이자제한법과 그 시행령), 초과 부분의 약정은 무효입니다. 높은 이자를 약속받았더라도 청구는 상한 안에서 계산됩니다.
청구취지를 짤 때 이 세 층이 정확히 계산되어 있어야 하고, 갚은 돈이 있다면 이자·원금 중 무엇에 충당됐는지의 정리도 함께 필요합니다.
테이블 위에 놓인 백지 메모지와 만년필 — 차용증은 성립 요건이 아니라 입증 수단이며, 없다면 다른 기록으로 같은 사실을 세웁니다
4.회수의 경로 — 다툼의 유무가 정합니다
- 내용증명 — 청구의 출발점이자 상대방의 태도를 확인하는 수단입니다. "곧 갚겠다"는 답신은 그 자체로 채무 인정의 자료가 됩니다.
- 지급명령 — 상대방이 채무를 다투지 않는 사건의 빠른 경로입니다. 다만 이의신청이 들어오면 소송으로 전환되므로, 성격 다툼("빌린 게 아니다")이 예상되는 사건은 처음부터 소송이 맞습니다.
- 소송 — 성격·금액을 다투는 사건의 정식 경로입니다. 전체 절차는 민사소송 절차 편의 지도를 따릅니다.
- 가압류 — 상대방의 재산 처분이 걱정되는 사건은 청구에 앞서 보전부터 검토합니다. 부동산·예금·급여가 대상이 됩니다.
어느 경로든 목적지는 판결문이 아니라 회수입니다. 상대방의 재산 상태가 보이지 않는 사건이라면, 절차 선택 전에 회수 가능성의 검토가 먼저라는 원칙은 대여금에서도 같습니다.
5.사기 고소 병행 — 되는 사건과 안 되는 사건
돈을 갚지 않는 상대에 대한 분노는 자연스럽게 "고소"로 향합니다. 그러나 갚지 못한 것과 속인 것은 다릅니다. 빌릴 당시 갚을 의사와 능력이 있었던 사람이 사정으로 못 갚게 된 것은 민사의 영역이고, 형사 고소를 반복해도 불송치의 기록만 쌓입니다.
거꾸로 빌릴 당시부터 기망의 정황 — 용도를 속였거나, 갚을 능력이 없는 상태를 감췄거나, 같은 수법의 피해자가 여럿인 경우 — 이 있다면 사기 고소의 병행이 실익을 갖습니다. 수사로 확보되는 계좌 흐름이 민사의 증거가 되고, 형사 절차가 회수 협상의 지렛대가 되는 구조입니다. 이 판단의 기준과 고소 설계는 사기 고소 편에서 상세히 다룹니다.
주의할 것은 순서와 시효입니다. 고소와 수사에 시간을 쓰는 동안에도 민사 채권의 소멸시효는 따로 흘러갑니다. 형사를 병행하더라도 민사의 달력은 독립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6.자주 하는 실수
- "언젠가 갚겠지"로 몇 년을 보내는 것. 관계를 생각한 기다림의 비용은 시효와 증거의 소실로 돌아옵니다. 독촉하더라도 기록이 남는 방식으로 해야 합니다.
- 차용증이 없다고 포기하는 것. 이체 내역과 대화 기록으로 세워지는 사건이 많습니다. 포기 전에 자료의 조합부터 검토할 일입니다.
- 원금에 감정을 얹어 청구하는 것. 약정 없는 기간 이자, 상한 초과 이자를 얹은 청구는 그 부분부터 무너집니다. 계산이 정확한 청구가 강한 청구입니다.
- 성격 다툼이 예상되는데 지급명령부터 내는 것. 이의 한 장으로 소송 전환되어 시간만 늘어납니다. 경로 선택은 다툼 예상에 따라.
- 고소를 회수 수단으로 반복하는 것. 기망 정황 없는 사건의 고소는 실익이 없고, 그 사이 민사 시효가 흘러갑니다.
- 개인 간 대여금
- 소멸시효 10년 (민법 제162조)
- 상행위로 인한 대여금
- 소멸시효 5년 (상법 제64조)
- 변제기를 안 정한 경우
- 반환 최고를 거쳐 청구 (민법 제603조)
- 내용증명(최고) 이후
- 6개월 안에 소 제기·가압류 등으로 이어야 시효중단의 효력 (민법 제174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