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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물매수청구권 — 남의 땅 위 건물과 나무, 철거 대신 값을 받는 길

부동산최철호 변호사2026년 8월 기준 확인
지상물매수청구
요약
  • 남의 땅을 빌려 그 위에 건물을 짓거나 나무를 심어 온 임차인은, 임대차 기간이 만료됐을 때 지상물을 철거당하는 대신 임대인에게 "사 가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643조, 제283조 준용).
  • 권리는 두 단계입니다 — 먼저 계약 갱신을 청구하고, 임대인이 원하지 않으면 상당한 가액으로 매수를 청구합니다(제283조 제1·2항).
  • 대상에는 건물만이 아니라 수목이 포함됩니다 — 과수원·농원처럼 나무를 심어 가꿔 온 토지 임대차에서도 작동하는 권리입니다.
  • 이 권리는 강행규정의 보호를 받습니다. "기간이 끝나면 지상물을 철거하고 원상회복한다"는 특약이 있어도, 임차인에게 불리한 약정은 효력이 없습니다(제652조).
  • 매수청구가 행사되면 지상물에 관해 시가 상당의 매매가 성립하는 것과 같은 효과로 다루어지고, 값은 다툼이 있으면 감정으로 정해집니다.
  • 한계도 있습니다 — 차임 연체 등 임차인의 잘못으로 계약이 해지된 국면에서는 이 권리를 주장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지료 관리가 권리의 바탕입니다.

남의 땅을 빌려 창고를 짓고 20년을 썼습니다. 배나무를 심어 과수원을 일군 밭도 있습니다. 그런데 임대차 기간이 끝나자 땅 주인이 말합니다 — "계약 끝났으니 건물 철거하고, 나무 뽑고, 원래대로 해서 나가라."

지상물매수청구권(地上物買受請求權)은 건물 소유나 식목 등을 목적으로 한 토지 임대차가 기간 만료로 끝났을 때, 임차인이 현존하는 건물·수목 등을 임대인에게 상당한 가액으로 매수하라고 청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민법 제643조, 제283조 준용).

세운 건물과 키운 나무의 가치가 철거 비용과 함께 사라지는 것은 임차인에게 가혹하고, 사회 전체로도 낭비입니다. 그래서 법은 토지 임대차의 끝에 이 장치를 두었습니다. 평택·안성처럼 밭과 과수원, 창고 부지의 임대차가 많은 지역에서는 실제로 자주 문제 되는 권리이기도 합니다. 이 글은 그 요건과 효과, 그리고 한계를 순서대로 정리한 것입니다.

1.어떤 국면의 권리인가

이 권리가 작동하는 국면은 셋으로 특정됩니다.

  • 토지 임대차여야 합니다 — 그것도 건물 기타 공작물의 소유, 식목·채염·목축을 목적으로 한 임대차입니다(제643조). 건물을 빌린 임대차(건물 임대차)의 문제가 아니라, 땅을 빌려 그 위에 무언가를 소유해 온 관계의 문제입니다.
  • 기간이 만료했어야 합니다 — 정해진 기간이 다 되어 계약이 끝나는 국면입니다. 임차인의 잘못으로 해지되는 국면과는 구별됩니다(아래 한계에서 다룹니다).
  • 지상물이 현존해야 합니다 — 건물, 수목 기타 지상시설이 실제로 남아 있어야 합니다.

흔한 그림은 이렇습니다. 빌린 밭에 지은 농가 창고와 비닐하우스, 임차 토지 위의 소규모 공장 건물, 심어 가꾼 과수와 조경수. 등기부만 보면 "땅 주인 따로, 건물·나무 주인 따로"인 상태가 수십 년 이어져 온 경우가 많고, 임대인이 바뀌거나 상속이 일어나면서 정리 요구와 함께 분쟁이 표면화됩니다.

2.두 단계의 권리 — 갱신청구, 그리고 매수청구

조문의 구조는 두 단계입니다(제283조).

1단계 — 갱신청구. 기간이 만료했는데 지상물이 현존하면, 임차인은 먼저 계약의 갱신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제1항). "계속 쓰게 해 달라"는 청구가 먼저 놓이는 것입니다.

2단계 — 매수청구. 임대인이 갱신을 원하지 않으면, 임차인은 상당한 가액으로 지상물의 매수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제2항). 임대인은 계약을 끝내는 자유를 갖되, 그 대가로 지상물의 값을 치르는 구조 — "나가게 하려면 사 가라"입니다.

이 순서가 실무의 동선을 정합니다. 기간 만료 무렵 임차인은 갱신 의사를 서면으로 밝히고, 임대인의 거절이 확인되면 매수청구로 나아갑니다. 임대인의 "철거하고 나가라"는 요구 자체가 갱신 거절의 표시로 읽히는 경우가 많아, 그 시점의 통지·답변 기록이 권리 행사의 발판이 됩니다.

3.효과 — 상당한 가액, 매매의 성립

매수청구권의 힘은 그 효과에 있습니다. 청구가 행사되면 임대인의 승낙을 기다릴 것 없이, 지상물에 관해 시가 상당의 매매가 성립한 것과 같은 효과로 다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인 이해입니다. 임대인이 "안 산다"고 거부한다고 무산되는 권리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값 — "상당한 가액". 기준은 행사 당시 지상물의 시가입니다. 당사자 사이에 숫자가 좁혀지지 않으면 소송에서 감정으로 정해지는 것이 보통입니다. 건물이라면 구조·면적·잔존 내용연수가, 수목이라면 수종·수령·본수와 이식 가능성이 감정의 재료가 됩니다.

강행규정의 방패. 이 권리를 계약서로 빼앗을 수 없습니다. 제643조에 위반하는 약정으로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효력이 없습니다(제652조). 그래서 "기간 만료 시 임차인은 지상물을 철거하고 원상회복한다", "매수청구권을 포기한다"는 특약이 있어도, 그것만으로 권리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 임대인 측이 특약을 근거로 철거를 요구해 와도 다툴 자리가 있는 이유입니다.

줄지어 선 과수원의 배나무들 — 심어 가꾼 수목도 지상물매수청구의 대상입니다줄지어 선 과수원의 배나무들 — 심어 가꾼 수목도 지상물매수청구의 대상입니다

4.행사의 실무와 한계

행사는 기록으로. 매수청구는 의사표시로 행사합니다. 시점과 내용이 남도록 내용증명으로 — 대상 지상물의 특정(건물의 현황, 수목의 수종·수량), 갱신청구와 거절의 경위, 매수청구의 의사를 담아 보냅니다. 소송에 이르면 소장·준비서면으로 행사할 수도 있으나, 다툼 전에 기록을 세워 두는 쪽이 유리합니다.

한계 하나 — 끝난 경위. 이 권리는 기간 만료 국면의 장치입니다. 차임 연체 등 임차인의 채무불이행으로 계약이 해지된 경우에는 매수청구를 주장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토지 임대차에서 차임 연체액이 2기의 차임액에 달하면 임대인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으므로(제641조), 지료의 성실한 관리가 이 권리의 바탕입니다. 분쟁 조짐이 보일수록 차임은 정확히, 기록이 남게 지급해야 합니다.

한계 둘 — 지상물의 소유. 매수청구의 대상은 임차인 소유의 지상물입니다. 지상물이 제3자 명의이거나 소유 관계가 얽혀 있으면 행사 구조가 달라질 수 있어, 건물 등기·수목의 식재 경위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임대인 쪽의 시선. 임대인이라면 이 권리의 존재를 전제로 동선을 짜야 합니다. 갱신 거절과 철거 요구가 매수 의무로 되돌아올 수 있으므로, 지상물의 가치·상태를 미리 파악하고, 갱신(차임 조정)과 매수 중 어느 쪽이 나은지를 계산한 뒤에 통지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5.자주 하는 실수

  • "특약이 있으니 끝"이라고 포기하는 것. 원상회복·포기 특약은 임차인에게 불리한 한 효력이 없습니다(제652조). 계약서 문구만 보고 권리를 접지 말아야 합니다.
  • 지료를 흘려보내는 것. 연체로 해지되는 순간 권리의 지반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분쟁 중일수록 차임은 제때, 증빙이 남게.
  • 행사를 말로만 하는 것. "사 가라고 했다"는 기억은 증거가 아닙니다. 지상물을 특정한 내용증명이 행사의 표준입니다.
  • 지상물 현황을 정리해 두지 않는 것. 건물의 도면·사진, 수목의 수종·수량·식재 시기 자료가 가액 다툼의 재료입니다. 철거 압박이 시작되기 전에 기록해 두어야 합니다.
  • 임대인 쪽에서 셈 없이 통지부터 보내는 것. 갱신 거절은 매수 의무와 맞물립니다. 지상물 가치를 파악한 뒤에 움직여야 역산이 섭니다.
기한과 시점
갱신청구·매수청구
기간 만료 국면에서 행사 — 만료 전후의 통지·기록이 발판 (민법 제643조, 제283조)
차임 연체
토지 임대차는 연체액이 2기의 차임액에 달하면 해지 사유 (제641조) — 해지되면 권리 주장이 어려워질 수 있음
불리한 특약
원상회복·포기 특약은 임차인에게 불리한 한 무효 (제652조)
이 권리의 시계는 임대차의 만료일을 축으로 돕니다. 계약서의 기간과 지료 납부 상태부터 확인해 보세요.

자주 묻는 질문

비닐하우스나 컨테이너도 매수청구의 대상이 되나요?
조문은 건물 기타 공작물, 수목 기타 지상시설을 대상으로 합니다. 쉽게 옮길 수 있는 시설인지, 토지에 정착된 시설인지에 따라 평가가 갈릴 수 있는 영역이므로, 시설의 구조와 설치 상태를 놓고 판단할 문제입니다. 정착성이 뚜렷한 시설일수록 대상에 가깝습니다.
임대인이 "살 돈이 없다"며 거부하면 어떻게 되나요?
매수청구는 임대인의 승낙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 구조로 다루어집니다. 행사되면 상당한 가액의 매매가 성립한 것과 같은 효과가 문제 되므로, 임대인의 거부는 권리를 없애지 못하고 대금 다툼 — 소송과 감정 — 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땅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새 주인에게도 청구할 수 있나요?
토지가 양도된 경우 누구를 상대로 행사할 수 있는지는 임대차의 대항력과 양도 경위에 따라 판단이 갈릴 수 있는 영역입니다. 임대인 지위가 승계된 관계라면 새 소유자를 상대로 한 행사가 검토되고, 그렇지 않은 경우의 구조는 사안을 놓고 따져야 합니다. 소유자 변동이 있었던 사안일수록 등기·계약 관계의 정리가 먼저입니다.
기간을 정하지 않은 토지 임대차인데도 이 권리가 있나요?
조문은 기간이 만료한 경우를 정하고 있고, 기간의 정함이 없는 임대차가 해지 통고로 끝나는 국면에 같은 보호가 미치는지는 계약의 내용과 종료 경위에 따라 다루어질 수 있는 영역입니다. 내 계약이 어떤 형태로 끝나는 국면인지부터 확인할 문제입니다.
과수원 나무 값은 어떻게 계산하나요?
행사 당시의 시가가 기준이고, 다툼이 있으면 감정으로 정해집니다. 수종·수령·본수, 생육 상태, 이식 가능성 등이 감정의 재료가 되므로, 식재 시기와 관리 이력을 보여주는 자료(구입 영수증, 사진, 방제·관리 기록)를 정리해 두면 가액 다툼에서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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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법령은 수시로 개정되며, 구체적인 결론은 개별 사건의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본인의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필요하시면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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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 최철호 변호사 (법무법인 명,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민사법 전문변호사)
검토 · 2026년 8월 기준으로 내용을 확인했습니다. 법령·판례 변경 시 갱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