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정보›민사 소송›가압류·가처분

가압류·가처분 — 판결이 나오기 전에 재산을 묶어두는 법

민사 소송최철호 변호사2026년 9월 기준 확인
가압류·가처분
요약
  • 가압류·가처분은 소송이 진행되는 몇 달에 대비해 재산이나 권리 관계를 현재 상태로 묶어 두는 예방적인 장치입니다.
  • 가압류가 없던 재산을 만들어 주지는 않습니다. 회수가 어려운 사건은 대체로 소 제기 전부터 묶을 재산이 없습니다. 보전의 실익은 소송이 끝날 때까지 그 부분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데 있습니다.
  • 가압류는 돈 받을 채권을 위해 상대방의 재산(부동산·예금·급여·채권)을 묶는 절차이고(민사집행법 제276조), 가처분은 돈 이외의 권리 — 다툼의 대상물이나 임시 지위 — 를 지키는 절차입니다(민사집행법 제300조).
  • 요건은 두 가지입니다 — 받을 권리가 있다는 소명과, 지금 묶지 않으면 나중에 집행하지 못할 염려(보전의 필요성). 실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쪽은 대체로 앞의 소명이고, 필요성은 문언만큼 높은 문턱은 아닙니다.
  • 법원은 담보 제공을 조건으로 결정하는 것이 보통이고, 무엇을 묶느냐에 따라 부담이 다릅니다. 부동산은 보증보험증권으로 갈음되는 폭이 넓지만, 채권 가압류는 현금 공탁을 요구받는 경우가 적지 않아 청구 금액이 크면 그 부담 때문에 실제로 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 보전은 시작이지 끝이 아닙니다 — 상대방이 제소명령을 신청하면 정해진 기간 안에 본안 소송을 제기해야 하고, 하지 않으면 가압류가 취소됩니다(민사집행법 제287조).
  • 상대방 모르게 심리되고, 집행으로 알게 되는 밀행성이 이 제도의 설계입니다. 결정 후 집행은 2주 안에 해야 합니다.

소송은 몇 달이 걸리고, 그 사이 상대방의 재산 사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가압류와 가처분은 그 시간에 대비해 두는 예방적인 장치입니다 — 판결이 나오기 전에 법원의 결정으로 재산이나 권리 관계를 현재 상태로 묶어 두는 것입니다.

과장할 필요는 없습니다. 재산이 넉넉한 개인이나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법인이라면 소송이 끝난 뒤에도 집행할 재산은 대체로 남아 있습니다. 오히려 회수가 어려운 사건은 상대방에게 묶을 재산이 소 제기 전부터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압류가 없던 재산을 만들어 주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해 두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소송이 끝날 때까지 그 부분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 — 보전의 실익은 대체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 글은 두 제도의 구분과 요건, 담보의 실무, 그리고 보전 이후에 반드시 따라와야 하는 것들을 정리했습니다.

1.가압류와 가처분 — 무엇이 다른가

구분가압류가처분
지키는 것금전채권 (돈 받을 권리)금전 이외의 권리 — 특정 물건에 대한 청구, 다툼 있는 법률관계의 임시 지위
대표적 대상부동산, 예금, 급여, 상대방이 제3자에게 가진 채권부동산 처분금지, 점유이전금지, 임시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
근거민사집행법 제276조민사집행법 제300조

돈을 받아낼 사건이라면 가압류입니다. 부동산 소유권을 다투거나 건물 인도를 구하는 사건처럼 특정 물건 자체가 목적이라면 처분금지·점유이전금지 가처분이 짝이 됩니다. 이 글은 일반 민사 채권의 가압류를 중심으로 다루며, 명도 사건의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은 부동산 분야에서, 공사대금 채권의 가압류 실무는 공사대금 청구 소송 편에서 각각 그 사건 유형에 맞춰 다룹니다.

2.요건 — 권리의 소명과 보전의 필요성

가압류가 발령되려면 두 기둥이 서야 합니다.

첫째, 피보전권리의 소명. 받을 채권이 존재한다는 것을 자료로 보여야 합니다. 증명까지는 아니고 소명 — 그럴 개연성이 있다는 수준 — 이지만, 계약서·이체 내역·거래 자료처럼 채권의 뼈대가 되는 자료는 갖춰야 합니다. 본안 소송에서 쓸 재료가 여기서 먼저 쓰이는 셈입니다.

그리고 실무에서 실제로 막히는 곳이 대체로 여기입니다. 채권의 존재나 금액을 뒷받침할 자료가 얇으면 그 부분이 지적됩니다. 차용증 없는 대여금, 계약서 없이 진행된 거래, 정산이 끝나지 않은 공사대금처럼 채권 자체가 다투어질 사건일수록 소명 자료를 먼저 정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소장과 가압류 신청서를 함께 준비해 같이 접수하는 방식이 유용합니다. 소장에서 청구의 근거를 정리하면 그 내용이 그대로 피보전권리의 소명 자료가 되므로, 두 서면을 따로 만드느라 논리가 갈라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본안 소송을 실제로 제기했다는 사실 자체가 소명을 뒷받침합니다 — 담보를 걸고 소송까지 시작할 만큼 채권이 실재한다는 뜻이 되기 때문입니다. 뒤에서 볼 제소명령의 부담도 이 방식이면 애초에 생기지 않습니다.

둘째, 보전의 필요성. 조문은 이렇게 정합니다 — 가압류는 "이를 하지 아니하면 판결을 집행할 수 없거나 판결을 집행하는 것이 매우 곤란할 염려가 있을 경우" 에 할 수 있습니다(민사집행법 제277조).

문언만 보면 무거워 보이지만, 실무에서 이 요건이 높은 문턱으로 작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재산을 빼돌리려는 정황 같은 위험 징후를 반드시 잡아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채권자가 파악하고 있는 채무자의 재산이 부동산 한 건뿐인 경우처럼, 집행할 재산의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사정만으로도 필요성이 인정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물론 재산 처분의 조짐이나 다른 채무의 연체 같은 사정이 있다면 그것도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재료가 됩니다.

절차는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서면으로 심리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상대방은 대개 통장이 묶이거나 등기부에 가압류가 기재된 뒤에야 알게 됩니다. 이 밀행성이 제도의 실효성을 지키는 장치이므로, 가압류를 준비하면서 상대방에게 "가압류하겠다"고 예고하는 것은 스스로 무기를 버리는 일입니다.

3.담보 — 무엇을 묶느냐에 따라 부담이 달라집니다

법원은 가압류 결정에 담보 제공을 조건으로 붙이는 것이 보통입니다. 담보는 가압류가 나중에 부당한 것으로 밝혀질 경우 상대방이 입은 손해를 배상하기 위한 보증입니다. 청구 금액을 기준으로 정해지고, 현금을 공탁하거나 보증보험증권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제공합니다.

여기서 실무의 갈림이 큽니다. 담보를 얼마나, 어떤 형태로 요구할지는 무엇을 묶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부동산 가압류는 보증보험증권으로 갈음되는 폭이 넓은 편이어서, 실제 부담이 보험료 수준으로 정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채권 가압류는 다릅니다. 예금·매출채권·급여처럼 채권을 묶는 경우에는 현금 공탁을 요구받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제3채무자(은행·거래처·회사)까지 절차에 끌려 들어오고 상대방의 자금 흐름이 곧바로 멈추는 만큼, 잘못되었을 때의 파장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청구 금액이 큰 사건일수록 공탁해야 할 현금도 커지고, 그 부담 때문에 채권 가압류를 실제로는 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 점은 대상을 고르는 단계에서부터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상대방의 재산이 어디에 있는가"만이 아니라 그 대상을 묶는 데 드는 담보를 지금 감당할 수 있는가까지 함께 봐야, 신청해 놓고 담보 결정을 받은 뒤에 포기하는 일을 피할 수 있습니다.

담보의 존재가 말해 주는 경고도 새겨야 합니다 — 근거가 부실한 가압류로 상대방의 자금줄을 묶으면, 그 손해를 배상할 위험이 이쪽에 생깁니다. 담보가 무거운 이유이자, 채권의 소명 자료가 어느 정도 정리된 뒤에 신청하는 것이 안전한 순서인 이유입니다.

항구 계선주에 단단히 감긴 밧줄 — 보전처분은 판결이 나올 때까지 재산이 떠내려가지 않게 묶어 두는 장치입니다항구 계선주에 단단히 감긴 밧줄 — 보전처분은 판결이 나올 때까지 재산이 떠내려가지 않게 묶어 두는 장치입니다

4.보전 이후 — 본안과의 관계

가압류 결정을 받았다면 세 가지가 이어져야 합니다.

집행의 2주. 보전처분의 집행은 결정을 고지받은 날부터 2주를 넘기면 할 수 없습니다(민사집행법 제292조 제2항, 제301조). 결정과 집행 위임은 한 동작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본안 소송. 가압류는 임시 조치일 뿐 권리를 확정해 주지 않습니다. 상대방은 법원에 제소명령을 신청할 수 있고, 그 명령이 내려지면 채권자는 정해진 기간(2주 이상으로 정해집니다) 안에 본안의 소를 제기했음을 증명해야 하며, 하지 못하면 가압류는 상대방의 신청으로 취소됩니다(민사집행법 제287조). 가압류로 압박만 하고 소송은 미루는 전략이 오래 버틸 수 없는 구조입니다. 앞에서 본 대로 소장과 가압류를 함께 접수해 두면 이 문제가 처음부터 생기지 않습니다.

부수 효과. 가압류는 시효중단 사유이므로(민법 제168조), 시효가 임박한 채권을 붙잡아 두는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자금이 묶인 상대방이 먼저 협의를 요청해 오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을 기대하고 신청할 일은 아닙니다.

상대방 쪽에도 대응 수단이 있다는 것까지 알아 두면 그림이 완성됩니다. 상대방은 해방공탁(정해진 금액을 공탁하고 집행을 풀게 하는 제도)이나 이의신청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가압류가 걸렸다고 사건이 끝난 것이 아니라, 본안을 향한 힘겨루기의 구도가 잡힌 것입니다.

5.자주 하는 실수

  • 소송부터 하고 보전은 나중에 생각하는 것. 소장 송달은 상대방에 대한 예고장이기도 합니다. 재산 이탈이 걱정되는 사건의 순서는 보전 먼저입니다.
  • 상대방에게 가압류를 예고하는 것. 압박용 통보는 밀행성을 스스로 깨는 일입니다. 통보 대신 실행이 맞습니다.
  • 결정 후 집행을 미루는 것. 2주가 지나면 결정은 효력을 잃고 처음부터 다시입니다.
  • 가압류만 걸고 본안을 미루는 것. 제소명령 한 장이면 시간표가 강제됩니다. 보전과 본안은 한 세트로 설계해야 합니다.
  • 근거 없이 넓게 거는 것. 부당한 가압류의 손해배상 위험은 실재합니다. 소명 자료의 수준에 맞는 범위로 거는 것이 오래가는 보전입니다.
기한과 시점
가압류·가처분의 집행
결정을 고지받은 날부터 2주 안에 (민사집행법 제292조 제2항, 제301조)
제소명령을 받으면
법원이 정한 기간(2주 이상) 안에 본안 소 제기 증명 — 못 하면 취소 (민사집행법 제287조)
시효가 임박한 채권
가압류는 시효중단 사유 (민법 제168조)
보전처분의 시계는 결정 이후에 빨라집니다. 결정문을 받은 날부터 계산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가압류를 하면 상대방이 바로 알게 되나요?
심리는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진행되고, 상대방은 집행이 이루어진 뒤 — 통장이 묶이거나 등기부에 기재된 뒤 — 에 알게 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예금 가압류라면 은행에 결정이 송달되는 순간 해당 금액의 출금이 막히는 방식이므로, 상대방이 대비할 틈이 없는 것이 제도의 설계입니다.
월급도 가압류할 수 있나요?
가능하지만 전액을 묶을 수는 없습니다. 법은 생계 보호를 위해 급여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압류하지 못하도록 정해 두었습니다(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4호). 여기에 하한과 상한이 붙습니다 — 급여가 적은 경우에는 대통령령이 정한 최저금액까지 보호되므로 그 이하의 급여는 사실상 묶을 수 없고, 반대로 고액 급여에는 별도의 상한 계산이 적용됩니다. 이 금액들은 대통령령으로 정해지고 물가에 맞춰 개정되므로, 신청 설계 단계에서 그 시점의 기준을 확인해 계산하게 됩니다. 제한 범위 안에서는 매달의 급여 채권이 계속 묶이는 구조이므로, 정기 소득이 있는 상대방에게는 실효성 있는 대상이 됩니다.
가압류가 잘못된 것으로 밝혀지면 어떻게 되나요?
본안에서 채권이 인정되지 않으면, 부당한 보전처분으로 상대방이 입은 손해 — 자금이 묶여 생긴 피해 등 — 에 대한 배상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제공한 담보가 그 배상의 재원이 됩니다. 가압류가 강력한 만큼 책임도 따르는 제도라는 뜻이며, 그래서 신청 전의 소명 자료 점검이 중요합니다.
어떤 재산을 가압류할지 어떻게 정하나요?
아는 재산부터 시작합니다 — 거래하며 알게 된 계좌, 사업장이나 주소지의 부동산, 상대방이 제3자에게 받을 돈(임대보증금·공사대금·매출채권)이 흔한 대상입니다. 보전 단계에서는 소송처럼 재산을 조회해 주는 절차가 없으므로, 평소 거래에서 확보된 정보가 곧 보전의 재료가 됩니다. 어느 재산이 실효적인지는 상대방의 사정에 따라 갈리므로 신청 전에 우선순위를 설계합니다.
법률 정보 안내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법령은 수시로 개정되며, 구체적인 결론은 개별 사건의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본인의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필요하시면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정직하게 말씀드리는 법률 상담

법무법인 명은 모든 사건을 맡지는 않습니다. 승산 없는 소송은 권하지 않습니다. 민사 소송 문제로 고민 중이시라면, 지금 상황이 어느 단계인지와 절차의 실익부터 정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사무소는 경기도 평택시에 있습니다.

작성 · 최철호 변호사 (법무법인 명,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민사법 전문변호사)
검토 · 2026년 9월 기준으로 내용을 확인했습니다. 법령·판례 변경 시 갱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