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가 바람을 피웠는데, 제가 오히려 폭행을 했다고 위자료가 '0원'이라뇨?" "그럼 내 가정을 깬 저 상간남한테라도 받아야 하는 거 아닙니까?"
이혼 소송에서 가장 억울해하시는 순간이 바로 이런 때입니다. 배우자의 외도가 분명한데도, 나 또한 감정적으로 대응하다가(폭언, 폭행 등) '쌍방 유책' 판정을 받게 되는 경우죠.
더 큰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배우자한테 못 받으면 상간자한테라도 받겠다"며 소송을 걸었지만, 법원이 "상간자에게도 돈을 받을 수 없다"고 판결한다면 어떠시겠습니까?
오늘은 의정부지방법원 항소심(2심)을 거쳐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된 충격적인 판례(2023므16678)를 통해, 쌍방 과실일 때 상간자 소송이 어떻게 결론 나는지, 그 내막을 아주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겠습니다.
1. 핵심 요약 (Summary)
원고(남편)는 아내의 외도를 의심해 추궁하다 폭력을 행사했고, 법원은 이혼 소송에서 '쌍방의 책임이 대등하다'며 부부 간 위자료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원고는 상간남(피고)을 상대로 별도의 위자료 소송을 제기하여 1심에서는 일부 승소했으나, 2심과 대법원은 이를 뒤집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법원은 "부부 일방의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지 않으면(면책), 공동불법행위자인 상간자의 책임도 함께 면제된다"고 판단했습니다.
2. 사건의 재구성 (사실관계)
[등장인물]
원고(남편): 아내의 외도를 의심하고 격분한 남편.
배우자(아내): 상간남과 부적절한 만남을 가진 아내.
피고(상간남): 아내와 여행을 다니며 교제한 남성.
[사건의 전말] 2012년 결혼해 자녀 둘을 낳고 살던 부부. 평범해 보였던 이들의 결혼 생활은 2017년, 아내(배우자)가 피고(상간남)를 알게 되면서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두 사람은 함께 술을 마시거나 아이들을 데리고 1박 2일 여행을 가는 등 위험한 만남을 지속했죠.
2020년 10월, 지인들로부터 "아내가 다른 남자를 만난다"는 소문을 들은 원고(남편)는 아내를 추궁하며 다툼이 잦아졌습니다. 그러던 중 원고는 "인터넷 야동에 나온 여자가 내 아내다"라고 확신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이를 이유로 아내를 거세게 몰아붙이며 폭언과 폭행까지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이혼 소송의 결과 (선행 사건)] 결국 아내가 먼저 이혼 소송을 걸었고, 남편도 맞소송(반소)을 제기했습니다. 가정법원은 이렇게 판결했습니다.
"아내는 부정행위를 했고, 남편은 폭력을 썼다. 혼인 파탄의 책임은 쌍방에게 대등(50:50)하게 있다. 그러므로 양쪽 다 위자료는 받을 수 없다(기각)."
이혼 판결이 확정된 후, 남편은 억울함을 풀기 위해 상간남(피고)을 상대로 별도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합니다. "너 때문에 가정이 파탄 났으니 위자료를 내놔라!"라는 것이었죠.
3. 이 사건의 핵심 쟁점 (Issues)
1심 법원은 남편의 손을 들어주었지만, 2심(의정부지방법원)과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핵심 쟁점은 이것이었습니다.
Q. 이혼 소송에서 '부부 쌍방의 책임이 같다'는 이유로 배우자의 위자료 책임이 사라졌다면, 공범인 상간자의 책임도 같이 사라지는가?
원고(남편) 주장: "아내한테 못 받은 건 부부 문제고, 상간남은 남의 가정을 깼으니 별도로 책임져야지!"
피고(상간남) 주장: "주범인 아내도 책임이 없다는데, 종범인 내가 왜 책임을 지나요?"
4. 법원의 판단 및 법리 (Judgment & Reasoning)
1심 법원 (원고 일부 승소) : 상간남의 부정행위 자체를 인정하여 위자료 지급을 명령했습니다.
2심 법원 (의정부지방법원 2023르5525) - [판결 뒤집힘] : 1심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유 1: 공동불법행위의 법리 상간자와 배우자의 부정행위는 '공동불법행위'입니다. 법적으로는 한 팀처럼 묶여서 연대책임을 지는 구조죠(부진정연대채무). 그런데 주된 행위자인 배우자의 책임이 '쌍방 과실 대등'으로 소멸했다면, 그 효과는 공동불법행위자인 상간자에게도 미쳐서 같이 면책된다고 보아야 합니다.
이유 2: 구상권의 모순 만약 상간남에게만 위자료를 물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상간남은 돈을 낸 뒤, 공범인 아내에게 "너도 잘못했으니 반 내놔"라고 구상권을 청구할 겁니다. 이렇게 되면 아내는 결국 남편에게 간접적으로 위자료를 주는 꼴이 되어, 앞서 가정법원이 "부부끼리는 위자료 주지 마라"고 판결한 취지와 모순되게 됩니다.
이유 3: 형평성 법률상 정조 의무가 있는 '배우자'도 책임을 안 지는데, 제3자인 상간자만 책임을 지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습니다.
대법원 (2023므16678) - [최종 확정] : 2심의 판단이 옳다고 보았습니다.
"혼인 파탄에 대해 부부 쌍방의 책임이 대등한 경우, 배우자의 손해배상 의무가 성립하지 않으므로, 이에 가담한 제3자(상간자)의 책임도 인정되지 않는다."
5. 변호사의 시선 (Insight)
이 판결은 단순히 "바람피워도 돈 안 내도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혼 소송 전략'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감정적 대응의 치명적 대가: 원고(남편)는 아내의 외도라는 강력한 카드를 쥐고도, 폭언과 폭행이라는 잘못된 대응을 하는 바람에 피해자에서 '가해자와 동급'인 위치로 떨어졌습니다. 이 순간 위자료 청구권이 날아가 버린 것입니다.
쌍방 유책 = 상간자 면죄부: 많은 분들이 "이혼은 쌍방 과실로 퉁치더라도, 상간자 소송은 따로 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이번 판례는 "이혼 소송에서 '대등한 책임' 판결을 받으면 상간자 소송도 진다"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결국은 '기여도' 싸움: 따라서 배우자가 바람을 피웠다면, 억울하더라도 증거 수집에 집중하고 나의 귀책사유를 만들지 않는 것이 승패를 가르는 열쇠가 됩니다.
"이혼 소송은 누가 더 억울한지 하소연하는 자리가 아니라, 누구의 책임이 더 큰지 입증하는 싸움입니다. 내 상황이 '쌍방 유책'으로 흐르지 않도록 막는 것이 핵심입니다. 초기 대응이 막막하다면, 법무법인 명의 변호사들과 상의하여 빈틈없는 전략을 세우시길 바랍니다."

6. 결론
감정에 휩쓸려 저지른 한 번의 폭언이나 폭행이, 상대방의 명백한 외도까지 덮어버릴 수 있다는 냉혹한 현실. 이것이 법의 논리입니다. 억울한 결과를 피하려면 냉철한 법률적 조력이 필수입니다. 법무법인 명이 여러분의 권리를 지켜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