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진입로 통행방해 가처분 — 차 한 대로 막힌 신축공사, 골목의 40년 역사로 1심 패소를 뒤집은 항고심 인용
- 의뢰인
- 진입 골목의 일부를 소유한 이웃이 차량으로 길을 막아 신축공사가 중단된 건축주와 시공사
- 사건 유형
- 통행방해(업무방해) 금지 가처분 — 1심 기각 후 항고심
- 쟁점
- 골목이 공로인가 · 1심 기각 논리의 극복 · 방해의 표적성 입증
- 결과
- 가처분 인용 — 1심 결정을 취소하고 주차로 공사차량의 통행을 막는 행위 금지, 위반 1회당 50만 원의 간접강제
의뢰인들은 오래된 주택가에서 지은 지 40년이 넘은 집을 철거하고 새 건물을 올리기로 한 건축주와 그 공사를 맡은 시공사입니다. 공사장으로 들어가는 유일한 길은 폭 4미터 남짓의 골목인데, 그 골목의 일부인 17㎡ 자투리 토지의 소유자가 공사가 시작되자 바로 그 자리에 자기 차를 세워 두고 비켜 주지 않았습니다. 공사차량이 들어갈 수 없으니 공사는 통째로 멈췄습니다. 당장의 손실도 컸지만, 법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면 낡은 집을 언제까지고 그대로 써야 한다는 것이 더 큰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1심 법원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1심은 차를 세워 두어도 사람은 지나다닐 수 있으니 통행이 막힌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신청을 배척했습니다. 걸어서 지나갈 수 있다는 것과 공사차량이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불안이 없을 수는 없었지만 1심 판단이 잘못되었다는 확신이 있었고, 의뢰인들과 함께 즉시 항고했습니다.
항고심에서는 이 골목이 어떤 길인지부터 다시 설명했습니다. 구할 수 있는 과거 기록을 최대한 모아 골목의 내력을 재구성했습니다. 골목 안쪽에는 여덟 채의 집이 있는데 전부 맹지라서, 수십 년 전 각 집이 서로 땅을 조금씩 양보해 길을 내고 그 길로 드나들며 살아온 곳입니다. 이제 그 집들이 모두 재건축할 시점이 되었고 이 공사가 그 첫 번째인데, 골목 일부 소유자의 주차 한 대로 공사를 막는 것이 허용된다면 안쪽 집들은 앞으로 아무도 재건축을 할 수 없습니다. 개인 간 다툼을 넘어 공공의 이익이 걸린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상대방의 행태도 함께 드러냈습니다. 상대방은 공사가 시작되기 전에는 그 자리에 주차하지 않았고, 다른 주민들의 통행은 막지 않으면서 의뢰인들의 공사차량만 막았습니다. 차 한 대를 온전히 댈 수 없어 이웃 토지를 침범해야 주차가 되는 좁은 땅을 터무니없는 값에 사 가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같은 건물의 임차인들이 같은 방식으로 길을 막았다가 일반교통방해죄 등으로 벌금형이 확정된 사실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항고심은 1심 결정을 취소하고 가처분을 인용했습니다. 이 골목은 30년 넘게 일반의 통행에 제공된 공로로 볼 여지가 크고, 상대방의 주차는 통행의 자유에 대한 위법한 침해라고 판단해, 주차로 공사차량과 장비의 통행을 막는 행위를 금지하고 위반 1회당 50만 원의 간접강제를 붙였습니다. 공사방해 일체의 금지까지 구한 부분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남의 토지를 원하는 대로 지나다닐 권리는 없습니다. 통행방해를 다투는 청구가 늘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고, 실제로 이 사건도 1심에서는 졌습니다. 결국 이 길로 다녀야만 하는 이유를 판사에게 얼마나 설득력 있게 보여주느냐의 싸움이고, 그만큼 준비가 필요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골목의 사용 연혁을 처음부터 다시 쌓아 올린 작업이 결과를 갈랐습니다.